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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지불비용을 계산하자
작성자 운영자
작성일자 2011-04-24
얼마 전 모 기업의 경영기획 및 위기관리팀의 핵심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협상과 커뮤니케이션 전략에 대한 강연을 하였다. 참석자 모두 이 분야에서 약 15년에서 25년 이상 근무해 온 베테랑들로, 회사와 관련한 크고 작은 위기상황을 처리하고 까다로울 뿐만 아니라 무서운 민원인들과 매일 협상을 하는 사람들이다. 필자는 이들에게 여러 가지 복잡하고 까다로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지 물었다. 가장 많은 사람이 선호하는 방신은 ‘설득’이었다. 아마도 설득이 가장 값싼 방법일 뿐 아니라 쉽기 때문일 것이다. 문제는 과연 상대를 설득하는 것이 수월할까였다. 당연히 설득당하는 쪽은 기분 나빠하고 논리적으로 설득당할수록 자존심 상해했다. 서둘러 설득하지 말아야 하는 까닭이 바로 여기 있다. 설득 다음으로 ‘문제해결’ 방식을 선호한다고 답했다. 이 방식이 성공하려면 쌍방이 문제의 원인과 해결방법에 대해 똑같이 인식해야 한다. 그러나 둘 중 어느 하나라도 이견이 있으면, 정치인이나 언론을 동원해 압력행사하거나 심지어 폭력이나 자해까지 하는 경우도 많아 매우 힘들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그렇다면 설득이나 문제해결 방식보다 더 효과적인 백만 불짜리 방법은 무엇일까? 바로 협상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협상을 가장 어렵다고 생각한다.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있다.

먼저 협상의 목표를 설정한 후, 비용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기보다 오히려 협상할 때 양보해야 할 ‘비용’을 계산하는 것이다. 협상비용은 대체로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1. 양보비용 : 중요한 것을 얻는 대신 상대에게 양보해도 문제가 없는지 판단한다.
2. 선례비용 : 일단 선례가 생기면 다른 거래를 할 때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기에, 어떤 선례를 만들 것인지 고민한다.
3. 체면손상 비용: 상대에게 양보한 사실이 조직이나 협상자에게 자존심 상하는 일이 아닌지 생각한다.

일단 협상할 때 지불해야 할 비용 계산이 끝나면, 단순히 비용을 지불하는 협상을 하는 것이 유리한지, 아니면 협상을 하지 않는 것이 더 유리한지 판단할 수 있다. 교착전술의 사례를 예로 들어 보자. 협상할 때 비용지불, 또는 상대의 제안에 ‘NO’ 하거나 협상을 고의로 교착시키는 것 중 어느 것이 유리한지를 저울질해보는 것이다.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재정적·사회정치적 그리고 시간적으로 상대가 나보다 더 많은 비용을 치러야 한다면, 교착전술은 정말로 유용하다. 상대가 수용할 수 없는 현명한 전제조건을 제시해 협상을 지연시키면서 중요한 정보를 얻거나 상대에게 다양한 압력을 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나에게 최선의 해결방안일 경우에 교착전술은 특히 유용할 것이다. 만일 상대가 교착전술을 사용하면, 두려워 말고 상대가 교착상태에 빠트린 쟁점이 정말로 바꿀 수 없는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전술로만 사용하고 있는지를 파악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김성형〈한국협상아카데미 대표·정책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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